사이버펑크 장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동양권 개발사들 또한 자신만의 언어로 사이버펑크를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게임이 지난 5일 출시된 국산 인디 개발팀 체리피커의 'D1AL-ogue(이하 다이얼로그)'입니다. 이 게임은 인디 지원 사업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4기로 시작되었으며, 등장과 함께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6% 긍정)' 평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특유의 세계관과 다이얼 방식의 정비 플레이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이얼로그는 사이버펑크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퍼즐,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다이얼로그'라는 안드로이드 수리점을 운영하는 점장이 되어 방문하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하고 대화를 통해 치유합니다. 전반적인 플레이 과정과 배경에서 '발할라: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이 연상됩니다. 게임 타이틀명은 '대화'라는 의미와 더불어 과거 전화기를 걸던 '다이얼' 방식에서 따왔습니다. 주인공은 세계관에서 '고물' 취급을 받는 1세대 진단 콘솔 'D1AL'을 사용하며, 퍼즐을 푸는 방식 또한 다이얼을 돌리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허태현 PM은 전화기 다이얼의 아날로그성에서 '구형 1세대 기기'를 엮어 퍼즐에 활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임의 배경은 독특하게도 빛 없이 회색 밤이 지속되는 도시 '크로마 시티'입니다. 거주자들은 '네온 샤인'이라는 인공 조명을 구독해 살아가며, 일부는 빛에 노출되지 않아 정신적인 질환을 겪기도 합니다. 지효재 프로그래머는 핀란드 극야 체험에서 영감을 얻어 햇빛을 통제하는 거대 권력과 빛을 보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상했습니다. 주인공 '크리스'는 이런 세계에서 안드로이드 수리점을 운영하며, 여러 안드로이드를 수리하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세계관 소식은 짧은 뉴스나 여동생과의 SNS 대화를 통해 보충되며, 향후 사건에 대한 복선도 깔려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회 문제를 관조하는 소시민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플레이어의 일차적인 목표는 구형 진단 콘솔 '다이얼(D1AL)'을 조작해 고장 난 안드로이드 부품을 고치는 것입니다. 원형 퍼즐판의 그리드인 '모듈'을 조작해 같은 색의 모듈 셋을 맞춰 상위 등급으로 합치는 3매치 퍼즐입니다. 이후 각 스테이지 요구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모듈을 배치하면 됩니다. 이근주 프로그래머는 '애니팡', '퍼즐 앤 드래곤' 등에서 영감을 받아 '결합의 재미'를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2단계 유닛부터 더 상위 유닛을 요구하거나, 특정 블록이 과부하에 걸리는 등 다양한 목표와 방해 요소가 추가되어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다이얼로그의 독특한 점은 이런 퍼즐을 이야기와 긴밀하게 연결한 부분입니다. 등장인물인 안드로이드들은 피로, 사고, 스트레스 등 다양한 사건으로 인해 몸에 고장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은 안드로이드 이브 '프레이'는 신경 유닛에 과부하를 주는 방식으로 해소했는데, 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유닛에 '과부하' 기믹이 붙고 일정 턴이 지나면 주변 유닛에 광범위한 피해를 줍니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게임 플레이와 내러티브의 몰입감을 강화했습니다.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은 매력적인 안드로이드 '이브(E.V.E)' 캐릭터들입니다. 이브는 인간과 유사하지만 기계이며, 프로그래밍된 인격을 지니고 자율적인 판단이 가능하지만 세계관 내에서는 완전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계에 서 있습니다. 주인공은 인간보다는 이브와 대화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여기는 '별종' 취급을 받으면서도 우수한 정비사입니다. 주인공에게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프레이, 리앤, 오르카, 블레이드 등의 고정 안드로이드 고객이 등장합니다. 이들을 수리하고 고충을 들어주는 것이 플레이의 핵심이며, 특히 여성형 이브인 프레이, 리앤, 오르카와의 대화에는 약간의 러브 코미디 요소도 섞여 있습니다. 이들은 세계관 속 빛 축제인 '폴라나이트'까지 플레이어를 이끌며 친밀함을 쌓습니다.
각 이브는 배경 설정과 고장 부위가 서로 다릅니다. 프레이는 카페 종업원으로 등 부위가 열리고, 리앤은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심장 아래 배 부위를, 오르카는 위험구역 구조대로 꼬리 아래 골반 부위를 수리합니다. 민준홍 아트 담당은 서브컬처 문법에서 상황에 따른 성격 격차, 즉 '갭'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프레이는 마법소녀 애호가, 리앤은 '얀데레', 오르카는 털털한 숙맥으로 묘사했다고 전했습니다. 외형 디자인과 수리 부위 또한 각자의 개성을 반영해 세심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이들의 개성과 스토리가 어우러져 세계관을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다이얼로그'를 개발한 팀 체리피커는 크래프톤의 인디게임 개발 지원 사업인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 4기생으로 만나 결성되었습니다. 작년 8월에 입소하여 개발 교육을 받은 후 팀을 이루게 되었으며, 팀 이름 '체리피커'는 본래 '유리한 결과만 취사선택하는 태도'를 뜻하지만, '할로우 나이트'를 개발한 팀 체리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지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