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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소울 유물 발굴단, 신화 속 정령의 숨겨진 힘을 찾다!

2023년 1월 5일, ‘에버소울’이 정식 오픈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긴 시간을 들여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을 빌드 업했고, 지난 지스타와 AGF 2022에서 마니아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티저 사이트 오픈 후에는 캐릭터 OST와 특집 웹툰을 공개해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한국 서브컬처 작품에서 보기 드문 미디어믹스 전개였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에버소울에 관심을 갖는 서브컬처 마니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국민트리는 이제 막 오픈 준비 중인 게임인 만큼, 정보를 접하지 못한 유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캐릭터와 설정 정리 시간을 마련했다. 콘셉트는 ‘유물 발굴단’이다. 우리를 예비 구원자로 임명한 정령 메피스토펠레스와 함께 하늘을 나는 방주 메타트론을 타고 게임 세계관과 밀접한 유물들을 찾는 여행을 떠날 것이다.

발굴 이유는 에버소울 정령의 설정에 있다. 정령은 인간과 오랜 시간 함께 한 물건에 깃든 대상이며, 3차 세계 대전으로 멸망한 지구의 새로운 주인이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한 예비 구원자는 정령과 연애하며 미래의 지구 에덴을 구원해야 한다. 자, 서론은 여기까지! 자세한 건 메피스토펠레스, 이하 메피와 함께 여행하며 이야기하겠다.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이 이렇게 도움 될 줄이야

이제 본격적인 유물 발굴단 활동의 시작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어디가 좋을까? 가능한 유물이 많은 노다지를 찾는 게 이득일 것 같은데, 아직 게임 오픈 직전이라 도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그렇게 고민하던 차에 메피가 귓속말로 슬쩍 힌트를 던졌다. ‘티저 사이트와 공식 카페에 방문하면 정령과 유물 정보를 접할 수 있어요’라고 말이다. 아하, 메피는 똑똑하구나!

조언대로 사이트를 둘러보니 다양한 미소녀 정령이 우리를 반겼다. 그중 눈길을 사로잡은 건 미카와 클로이다. 오르페우스와 아이기스 등 익숙한 키워드가 보인다. 좋아! 그럼 메피와 함께 방문할 첫 번째 유물 발굴 지역은 남유럽의 그리스와 이탈리아 근방으로 결정이다. 캠핑카 대신 방주 메타트론에 시동을 걸고 유물 찾아 지구 반 바퀴를 돌아보자.

일상적으로 접한 소재가 정령의 힘을 깨운다고?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신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갖 작품에서 모티브로 차용했으며,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에도 흔적이 남아있다. 혹시 영어권에서 태양계의 행성을 어떻게 부르는지 알고 있는가? 해왕성은 주피터, 수성은 머큐리, 금성은 비너스다. 이는 모두 올림포스 12신의 로마식 명칭에서 따온 것이다.

인문학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의학 분야에서도 그리스 신화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자세한 디자인은 조금 다르지만, 전 세계 의료계에서는 뱀이 감긴 지팡이를 마크로 쓴다. 이는 그리스 신화 속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서 유래한 디자인이다. 이 밖에도 일상에 숨은 그리스 신화 키워드를 찾으려면 끝이 없다. 이 때문인지 2000년대 초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이 필수 교양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혹시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에덴에서 너도나도 모셔가려고 하는 엘리트 인재다. 정령과 유물의 배경 설정 때문인데, 에버소울의 정령은 인류 문명의 동반자다. 인간과 오랜 시간 함께 한 물건에 깃든 존재로, 캐릭터 설정에 기재된 유물은 각 정령의 기원이라고 생각하면 OK다. 스페셜 방송에 의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에도 정령이 깃들 수 있다고 한다.

예비 구원자의 역할은 유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령은 자신의 유물에 대해 이해하고 진짜 이름을 찾아야 모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3차 대전으로 인한 지구 초토화와 인류의 우주 탈출 때문에 관련 지식은 모두 소실됐다. 이에 우리는 관련 지식을 총동원해 그녀들의 뿌리를 찾아줘야 한다.

그리스 신화를 첫 번째 유물 발굴지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에서는 재미를 위해 메피의 귀띔에 따랐다고 했지만, 사실은 이런저런 사정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무척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세간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만,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 중 90%는 그리스 신화다. 당장 우리가 사용하는 명칭도 그리스 버전이 주를 이룬다. 알고 보면 두 문화권이 신화를 보는 시각도 많이 다르다. 로마 신화는 종교보다 예술로 접근하는 편이다. 반면, 그리스 신화는 ‘세상의 만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중점을 둔다. 까마귀가 왜 까매졌고 하늘의 별자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설명하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에버소울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신화의 유물과 등장인물의 이름을 채택했다. 간혹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이름과 다른 단어가 나올 수도 있는데, 대부분의 설화나 전설, 신화 이야기는 기록이나 판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에버소울에서는 다른 판본을 참고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굴 대성공! 7명의 정령이 메타트론에 합류했다!

남부 유럽까지 이동하는 동안 간단한 설정과 신화 이야기를 했다. 어릴 적 읽은 교양서적이 세계를 구하고 미소녀 정령과 친분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된다니 참 신기하다. 마침 좋은 기회가 왔으니 메피에게 교양 자랑을 하면서 유물 발굴 작업을 진행하자. 유물을 발굴해 조사를 마칠 때마다 정령의 힘을 개방한다고 생각하면 호랑이 기운이 불끈 솟는다.

현재 공개한 정령과 유물은 총 30쌍인데, 이를 신화권으로 분류하면 그리스 신화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번 발굴로 무려 7개의 유물을 찾아냈다. 게다가 클래스도 워리어나 캐스터, 스트라이커, 서포터로 정말 다양하다. 아직 정식 오픈을 하지 않아 정확한 역할은 파악할 수 없지만, 잘은 몰라도 이름만 보면 전사부터 마법사, 서포터까지 골고루 모인 듯싶다. 이렇게 직업이 많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발굴한 유물 중 가장 존재감이 큰 건 올림포스 12신 중 한 명이자 신들의 왕 제우스다. ‘코르누코피아 – 아이기스 – 판도라의 상자’와 관련했으니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코르누코피아는 제우스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유물이다. 에버소울에서는 클라라의 유물로 설정했다. 제우스는 신들의 왕으로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대단한 위치였던 건 아니다. ‘가이아 – 우라노스 – 크로노스’의 대를 잇는 상대적으로 후세대 신들의 왕이다.

크로노스는 우라노스로부터 왕좌를 찬탈한 인물로, 그로부터 ‘너 또한 자식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이다’라는 예언을 받았다. 이에 전전긍긍하던 크로노스는 자식이 생기는 족족 집어삼켜버렸다. 이때 희생당한 제우스의 형과 누나가 ‘하데스 – 포세이돈 – 헤라 – 데메테르 – 헤스티아’다. 아내 레아는 막내 제우스를 몰래 빼돌려 아말테아라는 님프에게 맡겼다. 하루는 어린 제우스가 실수로 아말테아의 뿔을 부러뜨렸는데, 이에 사과하려고 만들어준 유물이 곡식이 무한히 샘솟는 코르누코피아다. 농부인 클라라와 잘 어울리는 능력이다.

정령 클로이의 아이기스와 레베카의 판도라의 상자도 살펴보자. 아이기스는 앞서 언급한 ‘같은 키워드, 다른 판본’의 좋은 예시다. 주인이 제우스와 아테나 중 누구인지, 어떤 계기로 제작됐는지 다양한 설이 있다. 에버소울에서는 아테나의 방패 설을 채택했는데, 제우스의 흔적도 조금 보인다. 클로이의 스킬 사용 장면을 보면 뒷머리 장식이 커져 소뿔처럼 변한다. 그리고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한 적이 있다.

판도라의 상자는 불사형 정령 비올레트와 관련한 유물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열었다간 재앙이 일어나는 금기’를 가리키는 숙어처럼 쓰인다. 타락한 인류에 분노한 제우스가 판도라와 상자를 내려보냈고, 이를 통해 세계에 재앙이 퍼졌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건 후대의 다양한 재해석이다. 상자에 담겨있던 건 사실 세상의 온갖 행복이며, 어리석은 자가 이걸 열어서 모두가 불행해졌다. 또는 최후에 남은 희망이 사실 희망 고문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런 해석을 알고 나면 비올레트의 설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암흑가의 고위 간부인데, 꽁꽁 감쳐둔 수수께끼가 많다. 유저인 구원자를 만난 이후로는 이런 비밀주의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위험천만한 악의 여간부 속성 누님이다. 그녀가 숨겨둔 비밀은 과연 뭘까? 혹시 다가갔다가 호된 꼴을 당하는 건 아닐까? 정말 판도라의 상자가 잘 어울리는 속성이다.

이쯤에서 슬쩍 변화구를 던져보자. 카카오게임즈가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를 국내 서비스하면서 국내 서브컬처 팬덤에 ‘마망’ 속성이 널리 퍼졌다. 덕분에 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온갖 캐릭터가 마망으로 불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에버소울에도 훌륭한 마망 후보가 한 명 있다. 칼리오페의 소리굽쇠를 유물로 삼은 아이돌 정령 시하다. 아이돌이 마망이라니 무슨 소리냐고? 허허, 한 번 들어보길 바란다. 여기에는 나름 논리적인 근거가 있다. 그녀의 유물이 지칭하는 칼리오페는 학문과 예술의 신 무사의 일원이자 리더 포지션이다. 그런 칼리오페에게 아들이 있으니, 리라의 달인으로 유명한 오르페우스다. 아내를 찾아 저승으로 여행을 떠난 그 인물이다. 마침 에버소울에는 오르페우스의 리라를 유물로 하는 정령 미카가 있다. 이를 시하와 미카에게 슬쩍 알려주자. 그러자 두 정령의 반응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는 바이다.

에버소울 속 비중 2위, 켈트 신화를 찾아 서유럽으로!

이것도 켈트 신화라고요? 신화 세계 참 좁네!

이렇게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그리스 신화 유물 탐사가 끝났다. 단숨에 7명의 정령이 합류해 방주 메타트론이 북적거린다. 다음에는 어떤 지역으로 목표를 정할까? 인도? 북유럽? 남미?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정말 고민된다. 이때 막 합류한 클로이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을 탐사하자고 말이다. 에버소울에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켈트 신화 유물이 등장하는 장소다.

켈트 신화는 에버소울 유물의 출신 신화 중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총 6개가 있고, 영국 전래동화가 모티브인 도라까지 포함할 경우 공동 1위다. 그런데 막상 ‘켈트 신화에 대해 얼마나 아세요?’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참 난감하다. 그리스 신화처럼 교양서적으로 지목될 만큼 메이저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켈트 신화는 그리스 신화 못지않게 다양한 작품에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혹시 아서왕 전설과 마비노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전자는 서브컬처의 단골 손님이고 후자는 게임 타이틀로 익숙할 것이다. 두 키워드는 켈트 신화의 하위 카테고리인 웨일스 신화에 속한다. 웨일스 북부 지방의 이야기가 마비노기, 남부 지방은 아서왕 전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연스레 ‘어, 두 작품이 사실 같은 뿌리였어?’라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현대 켈트 신화는 브리튼 제도의 아일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지방을 중심으로 한 고대 켈트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럼 여기서는 왜 서유럽을 다음 유물 발굴지로 선정했느냐고? 고대 켈트족의 활동 범위와 관련이 있다. 고대 켈트족은 유럽 서부와 중앙을 장악한 적 있다. 하지만, 로마나 프랑크족과 전쟁을 하면서 영토가 줄었으며, 일부 신화는 로마 신화로 복속됐다. 문헌이 많이 소실되는 게 당연하다. 이에 학계에서는 실제 켈트 신화와 전설의 영향권이 훨씬 넓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그럼 신화 분위기는 어떨까? 북유럽의 비장함과 그리스의 웅장함과는 정반대다. 할머니가 손자를 재우면서 들려줄 법한 소박한 옛날이야기로 가득하다. 자연스레 등장하는 신도 무척 인간적이다. 켈트 신화 앞에서는 인간주의적 신이라고 불리는 그리스 신도 한 수 접어줘야 한다. 에버소울 정령 아이라의 유물 주인 ‘다그다 모르’가 좋은 예시다. 민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무용담보다 손님을 접대하고 잘 먹고 마시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런 소박함이 드러나는 또 다른 요소가 창세 설화다. 켈트 신화에는 그리스의 카오스와 가이아, 올림포스 같은 창세 설화나 신들의 세계가 없다. 따라서, 신과 인간, 요정이 같은 세계와 토지에서 어우러져 공존하는 독특한 구도가 그려진다. 이번에 발굴할 켈트 유물 출신 정령도 가족 같은 분위기를 보여줄 것 같아 기대된다.

참고로 국민트리는 그동안 에버소울의 정령과 유물, 원전을 분석하는 ‘캐릭터 마이닝’ 기사를 연재한 바 있다. 그중 켈트 신화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많이 다뤘다. 이 과정에서 켈트 신화의 무대와 신의 업적을 정리했다. 각 정령의 설정도 수록했으니 함께 감상하면 에덴 활동을 위한 배경 지식 쌓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켈트 신화의 구성과 정령 재클린 편
※ 신들의 왕 누아다와 명검 프라가라흐 편
※ 투아하 데 다넌 4대 보물과 신들의 아버지 다그다 모르 편

살가운 메타트론을 꾸리고 싶은 당신, 켈트의 정령을 찾으세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유물 발굴이 끝났다. 이번에 발굴한 유물은 6개…인 줄 알았는데, 정확히는 6+1이다. 페일노트의 정령 니콜이 골디락스의 빈 그릇과 도라를 데려왔다. 영국의 동화라 켈트 신화에 넣기는 애매하지만, 같은 지역 유물이니 메타트론에 태워달라는 부탁이다. 이 정도는 못 들어줄 것도 없지, 까짓 거 메타트론의 새 식구로 받아주자.

켈트 신화 출신 정령들에게서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변 사람을 잘 돌봐주거나 붙임성이 좋은 정령이 많다. 대표적인 캐릭터가 게이 보의 정령 레베카와 막 언급한 니콜이다. 레베카는 사회성이 낮은 불사형 정령을 은근히 챙기고 돌봐주는 성격이다. 정령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편이라는데, 가정의 든든한 웃어른 느낌이다.

니콜은 숲지기 소속으로 시골 출신 정령의 도시 생활을 돕는 큰 언니다. 건강미 넘치는 구릿빛 피부 덕분에 다크 엘프 레인저가 연상된다. 포지션은 파트너 동물과 함께 자연을 거니는 레인저다. 무기와 유물은 레인저답게 활과 관련이 있다. 유물 페일노트는 아서왕 전설 속 원탁의 기사 트리스탄의 활이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도라가 같은 숲지기 소속인데, 꿀을 잔뜩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낚인 듯싶다. 혹시 순진한 그녀가 머물 곳을 만들어주려고 니콜이 입단시킨 건 아닐까?

서브컬처 팬이라면 린지와 재클린, 르네의 유물이 제법 눈에 익을 것이다. 게임이나 만화에서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프라가라흐, 게 볼그, 누아다의 의수다. 이들은 켈트 신화의 영웅이나 왕, 신이 사용하던 도구다. 여기서는 가장 먼저 설정과 숏 영상을 공개한 게 볼그와 재클린부터 살펴보자. Fate 시리즈 덕분에 게이 볼그라는 표기가 익숙할 텐데, 표기 방법에 따른 발음 차이가 있을 뿐 다 같은 도구다.

게 볼그는 마수의 뼈를 깎아서 만든 투창이며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영웅 ‘쿠 훌린’의 무기다. 발가락 사이에 끼워서 던지는 웃기는 사용법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창을 맞아보면 웃음이 싹 가신다. 명중한 대상의 몸속에 무수한 가시를 뻗는 무시무시한 능력이 있어서다. 유물의 유래와 살벌한 능력을 반영했는지 재클린도 무시무시한 병기 속성을 얻었다. 기계음 섞인 목소리로 사살 허가를 묻는 걸 보면 터미네이터가 작품을 잘못 찾아온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다만, 소개문과 실제 모습에는 큰 갭이 있는 것 같다. 타인과 교류하며 의사소통과 사회생활을 배우는 중이며, 너무 진지한 모습이 귀여움을 산다고 한다. 에덴에서도 갭 모에는 잘 먹히는 속성인 모양이다. 켈트 신화 정령으로 시트콤을 찍는다면 귀욤뽀짝한 막내 역할은 따놓은 당상이다.

재클린이 막내라면 맏언니는 르네가 제격일 듯싶다. 팬 클럽을 몰고 다니는 잘 나가는 공무원이다. 이런 인기인 속성은 유물 누아다의 의수와 관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전 속 주인인 누아다 아르게틀람은 카리스마 넘치는 신들의 왕이다. 웨일스 신화에서 가장 기품있는 신이고 민족을 지키기 위해 싸운 에피소드가 많다. 영향을 받은 르네가 인기인인 것도 이해가 된다.

누아다가 외적에 맞서 싸운 기록도 설정에 반영했다. 에버소울의 무대 에덴은 마물이나 지구를 떠났다가 돌아온 인류의 침공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정령들은 터전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운다. 르네는 그런 정령 연합군의 감찰관이다. 문무겸비 속성을 살려 최전선에서 싸우는 모습도 쉽게 상상이 간다.

마지막으로 만날 켈트 유물은 프라가라흐다. 요정왕 마나난 막 리르의 검으로,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주목할 건 유물의 이름이다. 프라가라흐는 ‘대답하는 자’나 ‘복수하는 자’라는 뜻이다. 검을 뽑으려고 하면 스스로 검집에서 뛰쳐나와 적을 베고 돌아온다는 설도 있다. 또한, 상대의 목에 들이대면 거짓말을 못 하게 만드는 능력도 지녔다.

에버소울에서는 이를 어떻게 반영했을까? 프라가라흐의 정령 린지는 솔레이 왕국과 여왕 유리아를 호위하는 검은 매 기사단의 단장이다. 대개 기사단이나 군대는 왕의 무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묘사하기 마련이다. 여왕의 의지대로 무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적을 벤다’라는 원전 설정에 들어맞는다.

거짓말을 못 하게 만드는 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린지의 PV에 구원자에게 수갑을 채워 데이트하는 듯한 일러스트가 등장한 바 있다. 진실을 쫓고 범죄자를 응징하는 경찰관 속성으로 전승을 구현한 건 아닐까? 원전을 알아갈수록 캐릭터의 일거수일투족이 섬세한 고증이라 감탄이 절로 나온다.

뒷풀이로 박물관 탐방 어때? 동아시아에도 유물이 한 가득

비슷한 키워드가 돌고 도는 동아시아 전설

하루 종일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유물을 발굴했더니 삭신이 쑤신다. 아직 발굴할 곳이 많지만, 오늘은 귀가해서 푹 쉬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유물을 14개나 발굴했는 걸! 이 정도면 공식 사이트에 공개한 정령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하루 정도 쉬어도 괜찮을 거다.

그런데 한국에 도착할 무렵, 메타트론의 모니터에 긴급 알림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약 6개의 유물 반응을 감지한 것이다. 마침 한국 근처겠다 내일 출발해야지. 그렇게 생각할 무렵 오늘 합류한 정령들이 주섬주섬 곡괭이와 삽을 들고 발굴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 성과가 너무 좋아서 흥분한 것 같다. 들뜬 분위기를 보아하니 말리기에는 글렀다. 별 수 있나. 이왕 시작한 거 끝장을 볼 수밖에.

색깔 뚜렷하네, 한 눈에 봐도 출신을 알 수 있어

마지막으로 발굴한 유물은 총 다섯 개다. 물론, 메타트론에 합류한 정령도 똑같이 다섯 명이다. 동아시아 정령의 특징은 의상을 통해 출신을 알아보기 쉽다는 점이다. 아야메와 니니는 삼척동자도 ‘일본인이랑 중국의 강시네!’라고 알아볼 것이다. 아, 요즘 어린이는 강시를 모른다고? 에잉, 이런 식으로 세대 차가 날 줄이야.

여기서는 한국인에게 낯선 이국의 유물을 만나보자. 먼저 일본 유물 출신인 아야메와 하루다. 아야메의 기원은 츠쿠요미의 백동거울이다. 모 닌자 만화의 인술로 등장한 덕분에 츠쿠요미라는 이름은 익숙할 것이다. 아마테라스, 스사노오와 함께 일본의 3대신으로 꼽히며 달의 신으로 알려졌다.

츠쿠요미는 이름 읽는 법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있다. 첫 번째는 츠쿠요미를 ‘달을 읽다’라고 풀이하는 것이다. 이 경우 달과 밤의 신인 점을 시간, 세월로 연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요미 부분에 집중한 해석이다. 요미는 일본어 황천, 저승과 읽는 법이 같다. 이렇게 풀이하면 츠쿠요미를 저승의 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에버소울에서는 후자에 집중한 듯싶다. 아야메와 츠쿠요미는 사후세계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정말 많다. 마침 두 정령이 등장하는 공식 웹툰이 있으니 이 기회에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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