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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날로그 해킹 공포 '허미트 컴퓨타', 첩보 스릴러의 진수

게임명: 허미트 컴퓨타(Hermit Computer)
개발사 : 비아 스튜디오
주요 태그 : #어드벤처, #추리, #퍼즐, #몰입형 시뮬레이션

2001년 북한, 그곳에서 경비원들의 눈을 피해 주요 정보를 빼내고 무사히 탈출하라

아마도 제목을 보고서 컴퓨터라고 해야 하지 않나 싶겠지만, 개발사 비아 스튜디오가 공식적으로 붙인 한국어 제목은 '허미트 컴퓨타'가 맞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게임의 주요 배경이 '북한'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표기법이었죠. 사실 은둔자를 일컫는 앞의 단어 또한 보통은 '허밋'이라고 표기됩니다. 죠셉 죠스타의 스탠드 '허밋 퍼플'처럼 말이죠. 그렇지만 이 역시도 투박하게 허미트, 이렇게 붙이면서 독특한 뉘앙스를 준 것이 이 게임의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BIC 2026에 출전한 허미트 컴퓨타는 시연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독특한 배경 설명부터 이어집니다. 주인공은 원래 은퇴하고 고향 미네소타로 돌아간 미국 첩보부원이지만,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북한으로 파견된 요원이죠.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명확히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경비원들 몰래 각종 정보가 저장된 PC에 접근해 미국으로 보내는 정황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CRT 모니터에 문화어 표어들이 자리잡은 배경화면까지, 딱 봐도 북한 컴퓨터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물론 PC에 있는 모든 문구가 문화어로 되어 있지는 않아서 그 특유의 맛이 좀 덜하긴 한데, 아직 개발 중인 만큼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게임의 핵심은 그 폐쇄된 시스템을 경비원들 몰래 파헤치는 것입니다. 북한의 각종 보안 체계를 뚫고 주요 정보를 촬영해 수집하다 보면 소음이 들리기 십상인데, 중간중간 경비원이 순찰을 돌다가 이를 듣고 갑작스럽게 들이닥칩니다. 시끄럽다는 경고가 화면에 뜨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미리 대처할 수 있지만, 어두운 화면에 갑자기 빨갛게 점등하면서 발걸음 소리가 쿵쿵 울려오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밀려옵니다. 특히 그냥 숨는 것으로는 안 되고, 컴퓨터 전원까지 꺼야 한다는 조건이 의외로 더 조마조마하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앞서 CRT 모니터와 문화어 같은 요소만 얘기했는데, 실제로 그 모니터에 있는 파일을 열 때의 마우스 커서 움직임은 굉장히 갑갑합니다. 그러다가 CRT 모니터가 아닌 게임 화면으로 넘어가면 조작감이 변하면서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긴박한 상황이 겹쳐지면서 마치 그 잠깐의 순간이 영겁처럼 느껴졌죠.

시연 버전에서의 그 퍼즐 자체는 사실 아주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폴더와 파일을 뒤지다 보면 자신의 생일, 자식의 생일, 부팅 화면에 접속하기 위한 방법 등이 넌지시 제시됐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약간의 계산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그 힌트를 파헤친 순간부터 경비원들의 순찰 빈도가 상당히 잦아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타이핑 소리나 마우스 클릭이 너무 잦으면 경비들이 바로 들이닥치고, 컴퓨터 모니터를 미처 안 껐다고나 하면 바로 찾아내서 즉결 처형 당하기 때문이죠. 조금 잠잠하다고 생각해도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문을 닫는 소리가 분명 들린 뒤에 일어났는데도 바로 총 맞고 사망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자연히 문이 닫힌 뒤에도 좀 더 상황을 신중히 지켜본 뒤, 조심스럽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법은 어찌 보면 전통적인 해킹 호러와 크게 차이가 없긴 합니다. 그렇지만 '북한'이라는 독특한 맥락을 더하고 그에 맞춰 투박하고 미니멀하게 구현하면서 무드를 살린 것이 '허미트 컴퓨타'의 차별화된 포인트였습니다. 배경음조차도 없고 손전등 불빛조차도 안 보이는 삭막함이 북한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개연성을 부여하기도 했거든요. 뿐만 아니라 익숙하면서도 기묘한 문화어 화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첩보 스릴러의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아날로그 감성에도 설득력을 부여했고요.

그렇게 차근차근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허미트 컴퓨타'는 오는 2026년 4분기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BIC 2026 현장에서 오프라인 온리로 선행 체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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