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는 자사 게임과 요리를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즐겨왔지만, 게임별 콘셉트 적합성은 늘 논의 대상이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요리는 큰 호응을 얻었으나, 음식 묘사가 드문 디아블로나 스타크래프트는 달랐죠. 그럼에도 '디아블로 맥주'와 와인 콜라보레이션은 '지옥의 맛'을 선사하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번에는 정통 요리 차례였습니다.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30주년과 '증오의 그릇' 출시를 기념해 4월 27일 열린 '키친 디아블로' 행사에서, 필자는 술이 아닌 디아블로 콘셉트의 음식을 처음 만났습니다. 메뉴는 요리사이자 인플루언서 '승우아빠'의 설명과 함께 "지옥의 맛을 보여주겠다"는 섬뜩한 각오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다음과 같이 4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 **지옥의 성찬**: 크랜베리 피, 지옥불 패티, 갈비, 버거 번, 채소로 이루어진 플래터.
2. **맵피스토**: 메피스토 그림자 형상의 붉은 튀일을 깨부숴 먹는 매콤한 피자. 검은 지옥마요 소스가 특징입니다.
3. **호라드릭 큐브레드**: 디아블로 세계관의 호라드림 함을 본뜬 토스트와 과일, 아이스크림 디저트.
4. **히비스커스 & 스트로베리 논알콜 하이볼**: 핏빛 히비스커스와 스트로베리로 만든 청량한 음료.
**지옥의 성찬**은 버거 플레이트처럼 보이지만, 분리해서 먹어야 하는 요리였습니다. 시커먼 바비큐 폭립과 구운 채소, 맵기 그지없는 고추가 인상적이었죠. 크랜베리 잼과 치즈 소스는 무난했으나, 고추에서 진정한 '지옥의 맛'을 느꼈습니다.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맛이었지만, 단체 조리의 여파로 식어 있었던 점과 먹을수록 접시와 손이 지저분해지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맵피스토**는 과자 같은 첫인상과 달리, 메피스토 형상의 두꺼운 튀일을 깨 부수면 피자가 드러나는 독특한 메뉴였습니다. 튀일은 맛보다는 바삭한 식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피자는 익숙한 페퍼로니 맛에 매콤하고 달콤하며 녹진한 검은 마요 소스가 더해져 일품이었습니다. 다만, 튀일이 쉽게 떨어져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호라드릭 큐브레드**는 호라드림 함 모양의 그을린 허니 브레드 안에 과일 처트니와 요거트가 담긴 디저트였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블루베리 잼이 곁들여져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새콤달콤한 맛을 선사했으며, 앞선 매콤한 요리들 후에 먹기 좋았습니다. 다만, 빵 겉면의 탄 맛이 강해 용기로 생각하고 먹는 것이 좋았습니다.
음료인 **히비스커스 & 스트로베리 논알콜 하이볼**은 릴리트의 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으며, 붉은색과 산미가 특징인 히비스커스 티가 딸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장 만족스러운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키친 디아블로' 메뉴는 5월 17일까지 약 3주간 서울 반포동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방문객들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어, 메뉴 주문 시 게임 내 특별 아이템을 받을 수 있습니다. 행사장 또한 '증오의 군주' 콘셉트에 맞춰 스테인드 글라스 시트지, 이나리우스, 해골 등으로 훌륭하게 꾸며져 몰입감을 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