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자회사 언노운 월즈(Unknown Worlds) 전 경영진을 상대로 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을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법원은 크래프톤이 내세운 해고 사유를 모두 기각했으며, 핵심 임원진 복직과 언아웃(Earn-out) 기간 연장 등 강도 높은 구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크래프톤은 2021년 '서브노티카' 개발사인 언노운 월즈를 인수하며 창업자와 대표의 독립적 경영권을 보장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해고할 수 있도록 계약에 명시했습니다.
갈등은 후속작 '서브노티카2'가 언아웃 지급 기준을 쉽게 충족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막대한 언아웃 지급이 회사 장부 가치를 훼손할 것을 우려하며, 언아웃 회피 및 경영권 탈취 전략을 세우기 위해 인공지능 챗GPT와 상담했습니다. 법정에 제출된 사내 메신저 기록에 따르면 김 대표는 챗GPT의 조언을 다른 임원들과 공유했으며, 재판 증인 심문 과정에서 챗GPT 자문 사실을 시인하고 관련 대화 기록을 직접 삭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해당 로그는 인멸되었으나, 다른 임원들과 나눈 메신저 기록 등이 증거로 남아 경영권 탈취 시도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챗GPT의 조언을 바탕으로 내부 태스크포스 '프로젝트 X'를 결성한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2' 스팀 퍼블리싱 플랫폼 권한을 강제로 회수해 신작 출시를 막았습니다. 이후 2025년 7월 1일, '게임 준비 부족'을 단일 이유로 들어 핵심 임원 3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했습니다.
소송이 제기되자 크래프톤은 해고 사유를 번복해 창업자들의 '업무 태만(역할 축소)'과 '무단 데이터 다운로드'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배척했습니다. 창업자들이 영화 프로젝트나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역할을 전환한 사실은 크래프톤이 사전에 인지하고 동의했던 사안이므로, 법원은 해고 사유를 사후에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경영진의 데이터 다운로드 역시 크래프톤의 적대적인 경영권 탈취 시도에 맞서 작업물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판단되었으며, 경쟁사 유출 없이 기밀을 유지하고 해고 직후 모두 반환했기에 정당한 해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재판부는 테드 길 대표를 언노운 월즈 최고경영자로 즉각 복직시키고 스튜디오 운영 전권을 회복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길 대표 한 명의 복직만으로도 매각자 측의 경영권이 충분히 보장된다고 판단하여, 창업자들까지 과거 직책으로 억지로 복직시킬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테드 길 대표는 스팀 플랫폼 접근 권한을 돌려받고 본인의 판단하에 '서브노티카2' 얼리 액세스 출시를 독자적으로 강행할 수 있게 되며, 크래프톤 이사회의 '서브노티카2 출시 보류' 결정은 무효 처리되었습니다.
또한, 크래프톤의 부당해고로 훼손된 기회를 보상하기 위해 기본 언아웃 평가 기간을 기존 2025년 12월 31일에서 258일 연장된 2026년 9월 15일까지로 연장했습니다. 매각자 대리인은 지분인수계약에 따라 해당 기간을 2027년 3월 15일까지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는 독자적 선택권을 유지합니다.
경영권 분쟁을 다룬 1단계 소송이 매각자 측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양측은 남은 언아웃 금전 분쟁으로 돌입하게 됩니다. 크래프톤의 계약 위반 및 출시 지연 행위가 언아웃 수익을 부당하게 훼손했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구체적인 손해배상 규모는 향후 진행될 2단계 소송에서 결정될 예정입니다. 한편,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항후 대응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판결은 손해배상 청구나 서브노티카 2 관련 실적 기반 추가 보상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며 해당 소송 절차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